the science of fasting
오랫동안 나는 '단식'과 '굶기'를 같은 것이라 여겼다. 그런데 공부할수록 분명해진 사실이 있다. 굶기와 단식은 몸에서 전혀 다르게 작동한다.
장기간 영양이 끊기면 몸은 '위기'로 인식해 대사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계획된 짧은 단식에서는 정반대 — 몸이 비축된 자원을 똑똑하게 꺼내 쓰는 '효율 모드'로 전환한다.
우리 몸엔 두 연료가 있다. 포도당(빨리 타지만 금방 떨어짐)과 지방(천천히 오래 타는 연료). 자주 먹으면 몸은 계속 들어오는 포도당만 쓴다. 그런데 단식으로 포도당이 떨어지면, 몸은 비로소 지방 탱크를 연다. 지방을 태우며 케톤체를 만드는데, 이게 뇌를 맑게 한다.
단식의 진짜 핵심은 자가포식(autophagy)이다. 그리스어로 '스스로를 먹는다'는 뜻. 세포는 평소 새 단백질 만드느라 바빠 낡은 부품을 치울 틈이 없다. 단식으로 영양이 끊기면, 세포는 안에 있는 망가진 것들을 분해해 재활용하기 시작한다. 이 발견으로 오스미 요시노리가 2016년 노벨상을 받았다.
단식이 살을 빼는 건 표면적 효과일 뿐이다. 진짜는 세포가 스스로를 청소하고, 몸이 본연의 효율로 돌아가는 것. 비움이 곧 리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