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cord of emptying
굶기와 단식은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행위다. 하나는 결핍의 고통이고, 다른 하나는 주체적인 비움이다.
먹는 행위를 멈추자, 그동안 음식으로 덮어온 감정들이 올라왔다. 폭식은 섭취 욕구가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었다.
단식은 자업자득의 철학이 담긴 행위다. 내 선택이 쌓여 만든 결과를 도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보는 일.
점성술적으로 춘분은 우주의 진짜 새해. 이때부터 쌓아온 것이 가속화된다. 그래서 묵은 것을 비우기 좋은 때다.
몸에는 두 개의 연료 탱크가 있다. 비우면 비로소 지방 탱크가 열리고, 세포는 스스로를 청소하기 시작한다.
충동에 지는 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다. 충동은 파도처럼 솟구쳤다가 반드시 가라앉는다. 90초만 견디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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